- 은행 창구에서 ETF를 산 사람들의 평균 보유기간은 42일인데, 열에 아홉은 살 때 한 번에 떼는 수수료를 골랐습니다.
- 금융감독원은 은행이 받아 간 돈이 적정 수준의 7.2배라고 보고 여섯 곳을 검사하고 있습니다.
- 산 사람의 절반은 60대였습니다. 지금 확인할 것은 내 계좌의 수수료 방식 한 줄입니다.
안녕하세요, 태오입니다. 오늘은 은행 창구에서 ETF를 사신 분이라면 계좌를 한 번 열어 보셔야 할 이야기를 가져왔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은행 여섯 곳을 상대로 검사를 벌이고 있는데, 쟁점은 상품이 아니라 그 상품을 팔면서 뗀 수수료입니다. 이미 받아 간 돈을 돌려주게 하는 방안까지 거론되는 단계입니다.
은행에서 ETF를 산다는 것이 무슨 뜻입니까
ETF는 여러 종목을 한 바구니에 담아 주식처럼 사고파는 상품입니다. 원래는 증권사 계좌에서 직접 삽니다.
그런데 증권 계좌가 없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은행이 대신 사서 맡아 주는 서비스가 있고, 이것을 신탁이라고 합니다. 돈을 맡기면 은행이 내 이름으로 그 상품을 사서 관리해 주는 것입니다.
편한 대신 값이 붙습니다. 증권사에서 직접 사면 매매 수수료만 내면 되는데, 은행에 맡기면 맡아 주는 값이 따로 붙습니다. 은행이 받는 이 값은 증권사의 두 배 수준입니다.
이 창구가 올해 갑자기 붐볐습니다. 상반기 증시가 좋았고, 대출 문이 좁아진 은행들이 이자가 아닌 수입처를 찾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2월 한 달에 1조2,000억원이던 판매액이 올해 5월에는 10조8,000억원이 됐습니다.
살 때 떼는가, 갖고 있는 동안 떼는가
수수료를 떼는 방식은 두 가지입니다. 이름이 어렵지만 뜻은 단순합니다.
하나는 살 때 한 번에 떼는 방식입니다. 이것을 선취수수료라고 합니다. 오래 들고 있을수록 유리합니다. 처음에 한 번 내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추가로 나가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하나는 갖고 있는 기간에 비례해 떼는 방식입니다. 이것을 후취수수료라고 합니다. 짧게 들고 팔 사람에게 유리합니다. 며칠만 갖고 있었으면 며칠 치만 내면 됩니다.
그러니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얼마나 오래 들고 있을 것인가 하나로 갈립니다. 여기까지는 어려울 것이 없습니다.
문제는 실제로 벌어진 일이 정반대였다는 것입니다.
숫자가 말하는 어긋남
| 항목 | 수치 |
|---|---|
| 평균 보유기간 | 42일 |
| 6개월 안에 판 비중 | 94.6% |
| 10일 안에 판 비중 | 37.9% |
| 살 때 한 번에 떼는 방식을 고른 비중 | 91.7% |
| 10일 안에 판 거래 중 그 방식 비중 | 98% |
| 은행이 실제로 받은 수수료 | 3,948억원 |
| 감독당국이 본 적정 수준 | 545억원 |
마지막 두 줄의 차이가 7.2배입니다. 열에 아홉이 6개월 안에 파는 시장에서, 열에 아홉이 오래 들고 있어야 이득인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우연으로 설명되지 않는 쏠림입니다.
목표수익률이 왜 함께 문제가 되는지 더 보기
신탁에는 목표수익률이라는 것을 적습니다. 이만큼 벌면 자동으로 팔아 달라고 미리 정해 두는 숫자입니다. 이 숫자를 낮게 적으면 금방 그 선에 닿아서 자동으로 팔리고, 팔린 돈으로 다시 사면 살 때 떼는 수수료를 또 냅니다.
금융감독원이 본 설정 현황은 이렇습니다. 목표수익률을 5% 이하로 적어 둔 계약이 절반을 넘겼고, 3% 이하도 다섯에 하나였습니다. 1% 이하로 적은 계약까지 있었습니다.
살 때 떼는 방식과 낮은 목표수익률이 겹치면 사고파는 횟수 자체가 늘어나고, 그 횟수만큼 수수료가 붙습니다. 감독당국이 두 가지를 따로 보지 않고 묶어서 보는 이유입니다.
왜 하필 60대였습니까
산 사람의 나이가 이 사안의 성격을 바꿉니다.
올해 1분기 주요 은행 다섯 곳의 판매액 가운데 60대가 절반을 넘겼습니다. 50대까지 더하면 열에 여덟입니다.
증권 계좌를 새로 만들고 앱을 깔아 직접 사는 것보다, 늘 다니던 은행 창구에서 직원 설명을 듣고 사는 쪽이 편한 세대입니다. 편의를 산 것 자체는 잘못이 아닙니다.
다만 그 편의의 값이 얼마인지, 그리고 다른 선택지가 있었는지를 들었는가는 다른 문제입니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은 파는 쪽에 설명할 의무를 지웁니다. 감독당국의 검사가 겨누는 지점이 정확히 여기입니다. 두 방식의 차이와 내가 실제로 부담할 금액을 충분히 알렸는지입니다.
양쪽 이야기를 나눠 봅니다
은행 쪽에도 할 말은 있습니다.
투자자가 스스로 골랐다면 은행이 강요한 것은 아닙니다. 상품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상반기 증시가 좋았으니 실제로 수익을 낸 분도 많습니다. 수수료가 아깝지 않았다고 느끼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반대편의 지적은 이렇습니다. 고르게 두었다는 것과 알고 고르게 했다는 것은 다릅니다. 열에 아홉이 자기에게 불리한 쪽을 고르는 결과가 나왔다면, 그 선택은 안내가 만든 결과라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게다가 은행 직원의 성과 평가에 이 수수료 수입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감독당국이 하반기 평가에서 이 항목을 빼거나 낮춰 반영하라고 지도한 것도 그래서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됩니까
검사는 여섯 곳을 대상으로 진행 중입니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SC제일, NH농협은행입니다. 검사가 끝나면 제도를 손보는 협의체가 꾸려집니다.
거론되는 개선 방향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얼마나 들고 있을 계획인지에 따라 두 방식을 고르게 안내하도록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짧게 사고파는 상품은 기간에 비례해 떼는 쪽을 기본값으로 두는 것입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간 이야기도 나옵니다. 이미 받아 간 수수료를 돌려주게 하는 방안입니다. 거론되는 규모는 6,000억원 안팎입니다. 다만 이것은 아직 검토 단계이고 확정된 것이 아닙니다. 결정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은행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더 보기
이 수입은 은행에 작지 않았습니다. 대출 증가가 억제되는 국면에서 이자가 아닌 수입을 메워 주던 항목이기 때문입니다. 신탁에서 나온 수수료는 상반기 은행권 비이자 수입의 버팀목 노릇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조치는 소비자 보호 문제인 동시에 은행 실적 문제이기도 합니다. 제도가 바뀌면 판매 방식이 바뀌고, 사고파는 횟수가 줄면 수수료 수입도 줄어듭니다. 하반기 은행 실적을 볼 때 이 항목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함께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저는 이 사안의 핵심이 수수료율이 아니라 순서였다고 봅니다.
두 방식은 원래 우열이 없습니다. 오래 들고 있을 사람과 짧게 팔 사람에게 각각 맞는 방식이 하나씩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얼마나 들고 있을지를 먼저 묻고 방식을 고르는 순서가 아니라, 방식을 먼저 정해 놓고 상품을 파는 순서였다면 결과는 지금처럼 나옵니다. 실제로 나온 숫자가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 어긋남은 시장이 좋을 때 잘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금요일 코스피는 1.79% 내린 6,788.88로 한 주를 마쳤습니다. 수익이 나던 국면에서는 수수료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지만, 수익이 줄면 같은 금액이 훨씬 크게 보입니다. 이 문제가 지금 불거진 데에는 그런 이유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읽으신 분께 드릴 말씀은 하나입니다. 은행에서 상품을 맡기신 적이 있다면 거래내역에서 수수료가 어떤 방식으로 붙었는지, 그리고 목표수익률이 몇 퍼센트로 적혀 있는지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한 줄 확인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앞으로 무엇을 살지보다 지금 무엇을 내고 있는지가 먼저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고르게 두었으니 충분하다고 보시는지, 아니면 고를 수 있게 알려 주는 데까지가 파는 쪽의 몫이라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본 글은 개인적인 분석일 뿐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수치 출처: 은행 ETF 신탁 보유기간·수수료 방식 비중·수수료 수취액·목표수익률 설정 현황은 금융감독원 검사 착수 발표 및 관련 보도(뉴스핌 2026-07-31, 머니투데이 2026-08-05·08-24, 조세금융신문 2026-08-05). 연령대별 판매 비중은 5대 은행 1분기 집계(조세금융신문 2026-08-05). 월별 판매액은 뉴스핌 2026-07-30. 수수료 환급 검토 규모는 머니투데이 2026-08-31 지면 보도. 코스피 종가는 한국경제·헤럴드경제 2026-08-28 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