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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2조7천억인데 수주 점유율은 19%, 조선 3사의 시차

안녕하세요, 태오입니다. 오늘 살펴볼 대상은 국내 조선 3사입니다. 2분기 실적은 합산 영업이익 2조7,062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었는데, 같은 해 상반기 세계 선박 수주에서 한국이 가져온 몫은 19%에 그쳤습니다. 중국은 72%였습니다. 실적과 수주가 이렇게 반대 방향을 가리키는 구간은 흔치 않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그리고 이 어긋남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숫자로 차분히 짚어 보겠습니다.

조선업의 실적은 오늘의 성적표가 아닙니다

먼저 전제를 하나 세워야 합니다. 조선업의 손익계산서는 지금 받은 주문이 아니라 2~3년 전에 받은 주문을 반영합니다. 선박은 계약부터 인도까지 통상 2~3년이 걸리고, 매출은 공사 진행률에 따라 나눠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즉 올해 2분기에 찍힌 이익은 2023~2024년에 계약한 배들이 지금 야드에서 만들어지며 발생한 것입니다. 그 시기는 선가가 높았고 후판 가격은 안정됐던 구간입니다. 반대로 지금 받는 주문의 성적표는 2028년 언저리에나 나옵니다. 실적과 수주가 서로 다른 시점을 보고 있다는 점, 이것이 오늘 이야기의 출발점입니다.

실적: 세 회사 모두 두 자릿수 증익

2026년 2분기 연결 기준 실적입니다.

구분매출전년 대비영업이익전년 대비순이익
HD한국조선해양8조 9,270억+20.2%1조 6,451억+72.5%1조 5,942억
한화오션5조 4,432억+65.2%7,361억+98.0%6,926억
삼성중공업3조 2,307억+20.4%3,250억+58.7%2,228억
합계17조 6,009억2조 7,062억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을 계산하면 HD한국조선해양 18.4%, 한화오션 13.5%, 삼성중공업 10.1%입니다. 3사 합산으로는 15.4%입니다. 수년간 적자를 견디던 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수익성입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한화오션의 매출 증가율 65.2%와 순이익 증가율 366.4%입니다. 매출이 늘어난 속도보다 이익이 늘어난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 고선가 선박의 매출 비중이 커지면서 고정비가 희석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수주: 중국 72% 대 한국 19%

같은 기간 발주 시장은 이렇습니다. 2026년 상반기 세계 선박 수주량은 4,295만CGT, 1,481척으로 전년 동기(2,590만CGT) 대비 66% 늘었습니다. 시장 자체는 뜨거웠다는 뜻입니다.

구분수주량척수점유율
전 세계4,295만CGT1,481척100%
중국3,100만CGT1,131척72%
한국797만CGT195척19%

한국의 수주량도 전년 대비 60% 늘었습니다. 절대량은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시장이 66% 커지는 동안 60% 늘었으니, 점유율은 제자리이거나 소폭 뒤로 밀린 셈입니다.

6월 단월만 떼어 보면 격차가 더 벌어집니다. 세계 수주 525만CGT 가운데 중국이 445만CGT(171척)로 85%를 가져갔고, 한국은 50만CGT(13척)로 9%였습니다. 월별 수치는 대형 계약 한두 건에 크게 흔들리므로 이 한 달로 추세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방향은 분명합니다.

수주잔량(6월 말)에서도 이미 격차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세계 2억659만CGT 중 중국이 1억3,403만CGT로 65%, 한국이 3,881만CGT로 19%입니다.

그런데 배 한 척의 무게가 다릅니다

여기서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는 배의 건조 난이도를 반영한 단위이지만, 척당 부가가치까지 담아내지는 못합니다.

6월 기준 척당 평균 수주 규모는 한국이 3만 8,000CGT, 중국이 2만 6,000CGT였습니다. 한국이 척당 약 1.5배 큰 배를 받고 있다는 뜻입니다. 척수로 세면 중국이 압도하지만, 한국은 LNG운반선·해양플랜트·특수선처럼 단가가 높은 선종에 집중해 왔습니다.

선가 환경도 아직 우호적입니다. 6월 말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85.15로, 5년 전인 2021년 6월의 138.79보다 33% 높은 수준입니다. 배값이 빠지고 있는 국면이 아니라는 점은 실적의 하방 경직성(더 이상 내려가기 어려운 성질)을 지지합니다.

마지막 보루에서 벌어진 일

문제는 그 '고부가 선종'의 대표 격인 LNG운반선입니다. 2026년 7월 초 기준 누적 LNG운반선 수주에서 중국이 34척, 한국이 32척을 기록하며 중국이 처음으로 한국을 앞질렀습니다.

연도별로 보면 흐름이 또렷합니다.

연도한국중국
2022년113척43척
2023년55척27척
2024년56척46척
2025년39척12척
2026년(7월 초)32척34척

2022년에는 한국이 중국의 2.6배를 받았습니다. 그 격차가 4년 만에 뒤집혔습니다.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한국 조선소의 가용 도크 슬롯 부족입니다. 이미 몇 년치 일감이 차 있어 새 주문을 받아도 인도 시점을 맞추기 어렵습니다. 둘째는 중국의 가격 경쟁력입니다. 중국선박그룹 산하 장난조선과 후둥중화조선이 이 흐름을 주도했고, 후둥중화는 지난해 180억 위안(약 3조 7,900억원)을 투자해 연간 LNG선 건조 능력을 6척에서 10척으로 늘렸습니다.

다만 한 가지 단서를 붙여야 합니다. 올해 중국 조선소가 수주한 LNG선의 최소 4분의 1은 자국 선사 물량입니다. 순수한 국제 경쟁에서 이긴 몫과 자국 발주로 채운 몫은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호재와 악재

호재로 볼 부분

  • 고선가 수주분의 인도가 본격화되며 3사 모두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에 진입했습니다.
  • 신조선가지수가 5년 전 대비 33%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 척당 평균 수주 규모가 중국의 약 1.5배로, 고부가 선종 중심 구조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 수주잔량 3,881만CGT는 당장 일감이 비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향후 2~3년치 실적의 바닥은 이미 깔려 있습니다.

악재로 볼 부분

  • 상반기 수주 점유율 19%는 시장 성장률을 따라가지 못한 결과입니다.
  • LNG운반선에서의 역전은 단순한 물량 문제가 아니라 기술 격차 축소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 도크 슬롯 부족은 좋은 문제처럼 보이지만, 호황기에 점유율을 내주는 구조적 제약이기도 합니다.
  • 수주잔량 점유율 19% 대 65%는 2028년 이후의 실적 체력 차이를 예고합니다.

전망: 확인해야 할 것은 '못 받은 것'과 '안 받은 것'의 구분입니다

점유율 하락에는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합니다. 하나는 경쟁에서 밀려 못 받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마진이 안 되는 물량을 의도적으로 거른 선별 수주입니다. 이 둘은 숫자로는 똑같이 '점유율 하락'으로 찍히지만 의미는 정반대입니다.

지금까지의 실적은 후자의 설명을 지지합니다. 물량을 줄이면서 이익률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척당 평균 수주 규모가 중국보다 큰 것도 같은 방향입니다.

다만 LNG운반선의 역전은 이 설명만으로 넘기기 어렵습니다. LNG선은 마진이 안 나와서 거를 선종이 아니라, 한국이 지켜온 가장 비싼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의 점유율은 '안 받은 것'보다 '못 받은 것'에 가까울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으로 확인할 지표는 세 가지라고 봅니다. 첫째, 하반기 LNG선 수주에서 한국이 다시 앞서는지. 둘째, 신조선가지수가 185선을 지켜내는지. 셋째, 3사의 신규 수주 계약 단가가 기존 잔고의 평균 단가보다 높은지 낮은지입니다. 세 번째가 특히 중요합니다. 지금의 높은 이익률이 몇 년 더 갈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값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인 의견

저는 이번 실적을 '좋은 실적'으로만 읽는 것은 절반만 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선업의 손익계산서는 과거의 결정이 도착하는 곳이고, 미래의 결정이 적히는 곳은 수주 공시입니다. 지금 시장이 보는 것은 앞의 것이고, 몇 년 뒤 주가가 반응할 것은 뒤의 것입니다.

동시에 점유율 숫자만 보고 비관하는 것도 균형이 맞지 않다고 봅니다. 척당 3만 8,000CGT와 2만 6,000CGT의 차이는 여전히 유효한 해자입니다. 도크가 꽉 차서 못 받는 것과 경쟁력이 없어서 못 받는 것은 다른 문제이고, 지금은 아직 전자의 비중이 커 보입니다.

다만 LNG운반선 한 줄만은 다르게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선종은 한국 조선업의 프리미엄을 설명하는 근거였습니다. 그 근거가 흔들리면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실적 대비 주가 배수의 재평가)의 방향도 바뀝니다. 하반기 LNG선 수주 공시를 실적 발표보다 먼저 보려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3줄 요약

  • 조선 3사의 2026년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2조 7,062억원, 합산 영업이익률은 15.4%로 사상 최대 수준입니다. 다만 이 숫자는 2~3년 전 고선가 수주분의 결과입니다.
  • 상반기 세계 선박 수주 점유율은 중국 72%, 한국 19%였고, 6월 말 수주잔량 점유율도 중국 65%, 한국 19%입니다.
  • 7월 초 기준 LNG운반선 수주에서 중국(34척)이 한국(32척)을 처음 앞질렀습니다. 하반기 LNG선 수주 흐름이 이 산업의 다음 방향을 가릅니다.

본 글은 개인적인 분석일 뿐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수치 출처: 조선 3사 2026년 2분기 실적은 각 사 잠정 실적 공시를 정리한 글로벌이코노믹 보도(2026-07-29). 영업이익률은 해당 매출·영업이익으로 계산한 값. 2026년 상반기 선박 수주량·점유율·수주잔량·척당 평균 수주 규모·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클락슨리서치 집계를 인용한 이투데이·뉴스핌 보도(2026-07-06). LNG운반선 연도별 수주 척수와 2026년 7월 초 한중 역전, 후둥중화조선 투자 규모는 메트로신문 보도(2026-08-02) 및 해사신문 보도(2026-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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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s & humanities.

시장과 숫자를 차근차근 뜯어보고, 왜 그렇게 움직이는지 구조로 정리해 드립니다. 경제부터 인문까지, 복잡한 이슈일수록 표와 맥락으로 또렷하게 풀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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