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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게 정답을 알려주던 알바 사이트가 21년 만에 문을 닫아요

한눈에
  • 아마존이 21년 된 인력 중개 서비스 메커니컬 터크를 9월 30일에 닫아요.
  • 지금 우리가 쓰는 AI를 키운 학습용 자료의 상당 부분이 여기서 몇 센트씩 받고 만들어졌어요.
  • 사람 손이 필요 없어진 게 아니라, 더 비싸고 더 전문적인 곳으로 자리를 옮긴 거예요.

안녕하세요, 제시예요.

사진을 한 장 올리면 AI가 "고양이네요" 하고 알아맞히잖아요. 그게 AI 혼자 똑똑해서 되는 일은 아니에요. 누군가 그 전에 고양이 사진 수백만 장을 하나씩 열어보고 "이건 고양이"라고 손으로 적어 뒀거든요. 그 적는 일을 21년 동안 받아온 곳이 아마존의 메커니컬 터크였어요. 이곳이 9월 30일에 문을 닫아요.

체스 두는 기계 안에 사람이 앉아 있었어요

이름 이야기부터 하고 갈게요. 이 이름이 오늘 이야기의 절반이거든요.

1770년 유럽에서 체스를 두는 기계가 화제였어요. 터키인 복장의 인형이 체스판 앞에 앉아 사람과 대국을 했고, 곧잘 이겼어요. 나중에 밝혀진 진실은 싱거웠어요. 기계 안쪽에 체스를 잘 두는 사람이 웅크리고 앉아 있었어요. 이 가짜 기계의 이름이 메커니컬 터크였어요.

아마존은 2005년에 이 이름을 그대로 가져다 썼어요. 컴퓨터가 못 하는 일을 사람이 대신 처리해 주는 중개 서비스였으니까요. 기업이 잘게 쪼갠 일감을 올리면 전 세계 어딘가의 누군가가 그걸 집어서 처리하고 몇 센트를 받아 갔어요. 사진에 이름표 달기, 음성 받아 적기, 설문에 답하기 같은 것들이었어요.

제프 베이조스는 이 서비스를 "인공 인공지능"이라고 불렀어요. 겉으로는 자동화된 시스템처럼 보이는데 안에서 실제로 일하는 건 사람이라는 뜻이었죠. 250년 전 그 체스 기계와 똑같은 구조예요.

오늘의 AI는 그 손글씨 위에 서 있어요

여기서부터가 중요해요. 이곳이 그냥 잔심부름 사이트였던 게 아니거든요.

2007년에 스탠퍼드의 한 연구팀이 이미지넷이라는 걸 만들기 시작했어요. 이미지넷은 사진마다 "이건 무엇이다"라는 이름표가 붙어 있는 거대한 사진 묶음이에요. AI에게 세상을 보여주려면 먼저 세상에 이름표가 붙어 있어야 하니까요.

그 이름표를 붙인 사람들이 메커니컬 터크에 있었어요.

이미지넷을 만드는 데
이름표를 붙인 사람약 4만 9천 명
참여한 나라167개국
걸린 시간약 2년

이렇게 모은 사진 묶음이 2009년에 세상에 나왔어요. 그리고 2012년, 이 묶음으로 훈련한 AI가 사진 알아맞히기 대회에서 다른 참가자들을 크게 앞지르는 성적을 냈어요. 지금 우리가 쓰는 AI 기술의 출발선으로 대체로 이 순간이 꼽혀요.

이미지넷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더 보기

연구팀은 단어 사전에서 뽑은 낱말과 사진을 짝지어 놓고, 일하는 사람들에게 "이 사진이 이 낱말에 해당하나요"만 묻는 방식을 썼어요. 판단이 단순해야 여러 사람이 같은 기준으로 답할 수 있으니까요. 사진 한 장을 여러 사람에게 중복으로 물어보고 답이 모이는 쪽을 정답으로 삼았어요. 이렇게 12개 갈래, 5,247개 항목, 320만 장을 채우는 데 2년 반이 걸렸어요.

정리하면 이래요. AI가 똑똑해지는 데 필요했던 건 알고리즘만이 아니었어요. 몇 센트짜리 일감을 집어 든 수만 명의 손이 필요했어요. 그리고 그 손은 어느 계산서에도 잘 안 적혀요.

그런데 왜 지금 닫나요

아마존은 이유를 자세히 말하지 않았어요. "프로그램과 도구,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그에 따라 조정한다"는 원론적인 설명이 전부였어요.

바깥에서 보이는 사정은 두 가지예요.

첫째, 경쟁자가 생겼어요. AI 학습용 자료를 전문으로 다루는 회사들이 등장하면서 일하는 사람들이 그쪽으로 옮겨 갔어요. 스케일 AI, 머코어, 프롤리픽 같은 곳들이에요. 요즘 AI가 필요로 하는 건 "이 사진이 고양이인가요" 수준의 일이 아니에요. 의사나 변호사가 답을 검토해 주고, 개발자가 코드를 고쳐 주는 수준의 일이라 몇 센트짜리 장터로는 감당이 안 돼요.

둘째는 좀 씁쓸한 이야기인데요.

2023년 한 연구에서, 어떤 글 요약 일감을 맡은 사람들 가운데 33~46퍼센트가 AI를 시켜 그 일을 처리한 것으로 추정됐어요.

스위스 로잔공대 연구팀이 실제로 일감을 올려 보고 확인한 숫자예요. 사람이 직접 쓴 것처럼 제출된 결과물의 상당수가 실은 챗봇이 쓴 것이었어요. 연구팀은 논문 제목에 "인공"이라는 말을 세 번 붙였어요. 베이조스가 "인공 인공지능"이라고 부른 그 자리에 한 겹이 더 쌓였다는 뜻이죠.

이건 그냥 게으름 문제가 아니에요. 사람에게서 배우려고 모으는 자료에 AI가 쓴 글이 섞이면, AI는 결국 자기가 쓴 글을 다시 배우게 돼요. 사람의 답을 사려고 만든 장터가 제 기능을 잃는 거예요.

그 33~46퍼센트를 어떻게 쟀는지 보기

연구팀은 두 가지를 같이 봤어요. 하나는 자판 입력 기록이에요. 사람이 직접 쓰면 타자를 치는 흔적이 남는데, 붙여넣기만 하면 그 흔적이 없어요. 다른 하나는 제출된 글 자체를 기계로 판별하는 방법이었어요. 두 신호가 함께 가리키는 경우를 세어 33~46퍼센트라는 폭을 냈어요. 정확한 한 숫자가 아니라 폭으로 적은 것도 그래서예요. 2023년 6월에 공개된 논문이고, 대상은 그 실험에 쓰인 하나의 일감이라 플랫폼 전체 비율은 아니에요.

9월 30일 이후

날짜부터 정리할게요.

언제무슨 일
2026년 7월 30일새 고객 접수를 이미 중단했어요
2026년 9월 30일서비스가 완전히 문을 닫아요

가장 많을 때는 50만 명이 넘는 사람이 190여 개 나라에서 이곳에 등록돼 있었어요. 물론 그 전부가 최근까지 일하고 있던 건 아니에요. 최근 몇 년은 눈에 띄게 기울고 있었고, 아마존도 손을 덜 대고 있었어요. 그래도 여기에 기대 생활비의 일부를 벌던 사람들에게는 갑작스러운 통보예요.

한 가지는 분명히 해 둘게요. 사람 손이 필요 없어져서 닫는 게 아니에요. 필요한 손이 달라졌어요. 몇 센트짜리 단순 작업은 이제 AI가 더 빠르고 더 싸게 해요. 대신 AI가 못 하는 판단, 그러니까 전문가가 답을 보고 "이건 틀렸어요"라고 짚어 주는 일의 값은 오히려 올라가고 있어요.

우리가 쓰는 AI 뒤에는 사람이 있어요

이 소식을 보면서 제가 오래 붙잡고 있던 생각은 이거예요.

AI가 답을 척척 내놓으면 우리는 그걸 기계의 능력이라고 읽어요. 그런데 그 능력의 상당 부분은 어딘가에서 몇 센트를 받고 사진에 이름표를 달아 준 사람들에게서 왔어요. 그 장부는 어디에도 잘 안 적혀 있고요. 21년 만에 그 장터가 닫히는 지금이, 그 사실을 한 번쯤 떠올려 볼 만한 시점 같아요.

오늘도 AI에게 뭔가 하나 물어보실 텐데요. 답이 마음에 들거든 잠깐만 생각해 보세요. 이 답 하나를 만드는 데 이름이 남지 않은 손이 몇 개나 들어갔을까요.


출처: 아마존 메커니컬 터크 종료 발표와 일정, 등록 인원, 아마존의 설명은 CNBC·Quartz·The Next Web·Tech Startups 보도(2026년 8월 25~27일). 이미지넷 제작 규모와 방식은 ImageNet 연구팀 발표 자료 및 Quartz 아카이브 기사. 크라우드 작업자의 대규모 언어모델 사용 비율은 Veselovsky 외, "Artificial Artificial Artificial Intelligence"(arXiv:2306.07899,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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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sieJazzy 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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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nology & thinkingcat.

직접 부딪히며 배운 기술 이야기를, 옆에서 수다 떨듯 풀어드려요. 어려운 개념일수록 천천히, 편하게 읽히게 정리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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