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시예요.
- 어른이 피아노를 다시 그만두는 흔한 이유는 재능이 아니라, 머리와 손의 속도 차이예요.
- 어른 수강생을 끝까지 붙잡는 것은 교재가 아니라 내가 치고 싶은 곡 한 곡이에요.
- 첫 곡을 정하고, 매일 짧게 치고, 완성하면 기록으로 남기면 다음 곡으로 넘어가요.
어릴 때 피아노 학원 다녀 보신 분 많으시죠. 체르니 몇 번까지 가다가 그만뒀고, 지금은 악보 읽는 법도 가물가물하고요. 그런데 가끔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 저걸 직접 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어요.
막상 다시 시작하려면 걱정이 먼저 앞서요. 어릴 때도 못 했는데 지금 된다고, 또 몇 달 하다 그만두면 어떡하냐고요. 오늘은 어른이 피아노를 다시 칠 때 어디서 걸려 넘어지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안 넘어지는지 정리해 볼게요.
머리는 알겠는데 손이 안 따라와요
어른이 피아노를 배울 때 제일 답답한 순간이 있어요. 악보를 보면 무슨 음인지 다 아는데, 손가락은 그 속도로 안 움직이는 순간이에요.
이건 기억이 두 종류라서 생기는 일이에요. 하나는 이해하는 기억이에요. 도 다음에 미라는 걸 아는 기억이죠. 다른 하나는 몸이 익히는 기억이에요. 자전거를 탈 때 생각하지 않아도 균형이 잡히는 그 기억이요.
어른은 첫 번째 기억이 아주 빨라요. 설명을 들으면 금방 이해해요. 그런데 두 번째 기억은 나이와 상관없이 반복으로만 쌓여요. 그래서 머리는 저만치 앞서 있고 손은 뒤에서 따라오는 거예요.
이 차이를 모르면 자기 탓을 하게 돼요. 이해는 했는데 왜 못 치지, 역시 나는 재능이 없나 보다, 하고요. 재능이 아니라 순서의 문제예요.
어른은 연습곡 때문에 그만둬요
영국 트리니티 라반 음악원에서 어른 피아노 수강생을 가르친 연구자가 이런 이야기를 적었어요. 어른들이 피아노를 시작하는 이유는 대부분 치고 싶은 곡이 있어서이고, 그게 초반에 가장 큰 힘이 된다고요.
반대로 어른을 지치게 만드는 것도 적혀 있어요. 실력에 안 맞는 교재, 그리고 동요나 옛날 노래로 채운 연습곡이에요. 수강생들에게 물어보니, 가장 힘이 되는 것은 내가 고른 곡을 치는 것이었다고 해요.
생각해 보면 당연해요. 어릴 때는 부모님이 보내서 학원에 갔지만, 어른은 스스로 시간과 돈을 내고 와요. 치고 싶은 곡이 안 보이면 계속 올 이유가 없어져요.
어른 수강생이 그만두는 이유를 더 보기
같은 연구는 어른이 수업을 멈추게 되는 이유로 몇 가지를 함께 짚어요. 자기 실력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은 것, 연습할 시간이 모자라거나 목표까지 걸리는 시간을 넉넉히 잡지 않는 것, 그리고 자기가 나아지고 있는지 스스로 가늠하는 법을 모르는 것이에요.
호주 그리피스대학교의 한 교수도 2018년 영국 음악교육 학술지에, 어른에게 힘이 되는 곡을 고르는 일은 듣기 좋은 곡을 찾는 것보다 복잡하다고 적었어요. 수강생을 곡 고르기에 직접 참여시키고, 그 사람의 취향과 목표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요.
첫 곡을 먼저 정해요
그래서 다시 시작할 때 제일 먼저 할 일은 교재를 사는 게 아니라 곡 한 곡을 정하는 거예요.
고를 때 기준은 세 가지면 충분해요.
- 가사 없이 멜로디만 들어도 흥얼거릴 수 있는 곡
-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곡, 남이 좋다는 곡 말고요
- 4분 이내의 곡, 처음부터 긴 곡이면 끝이 안 보여요
곡이 정해지면 기초 연습도 달라져요. 똑같은 손가락 연습이라도 이 곡의 이 부분을 치려고 하는 연습이 되거든요. 목적지가 보이는 운동은 덜 지루해요.
매일 짧게, 완성하면 남겨요
몸이 익히는 기억은 한 번에 오래 하는 것보다 자주 하는 쪽이 잘 쌓여요. 주말에 두 시간보다 매일 십오 분이 나아요. 양치질을 주말에 몰아서 하지 않는 것과 같아요.
그리고 한 곡을 끝까지 치게 되면 꼭 남겨 두세요. 휴대폰으로 찍기만 해도 돼요. 석 달 뒤에 그 영상을 다시 보면, 내가 얼마나 왔는지 눈으로 보여요. 자기가 나아지고 있는지 모르는 것이 어른이 그만두는 이유 중 하나였잖아요. 영상이 그 답을 대신해 줘요.
곡에서 시작하는 레슨실이 정자동에 있어요
저희가 함께 일하는 곳 중에 분당 정자동의 피아노앤코라는 1:1 피아노 스튜디오가 있어요. 위에서 말씀드린 순서가 수업에 그대로 들어가 있는 곳이에요.
원장 선생님 한 분이 모든 수업을 직접 맡고, 재즈·팝·영화 음악처럼 수강생이 치고 싶은 곡을 중심으로 진도를 짜요. 수강생은 연습실을 무제한으로 쓸 수 있어서, 매일 짧게 치기에도 좋아요.
곡을 완성하면 스튜디오에서 연주 영상으로 남겨 줘요. 홈페이지에 올라온 수강생 영상 목록을 보면 백예린의 Square, 지브리 영화 음악, 멜로망스의 선물, 재즈 발라드 Danny Boy까지 곡이 제각각이에요. 다들 자기 곡을 골랐다는 뜻이죠.
과정은 네 가지예요.
| 과정 | 수강료 | 이런 분께 |
|---|---|---|
| 체험레슨 | 10,000원 | 수업 분위기부터 보고 싶은 분 |
| 취미반 | 월 200,000원 | 치고 싶은 곡이 있는 분 |
| 전문반 | 월 240,000원 | 표현력과 레퍼토리를 넓히고 싶은 분 |
| 입시반 | 상담 후 안내 | 입시·오디션을 준비하는 분 |
홈페이지에 안내된 과정은 이 네 가지이고, 전부 1:1이에요. 여럿이 함께 듣는 반은 없어요.
정리하면
- 손이 머리보다 느린 건 재능이 아니라 두 기억의 속도 차이예요
- 교재보다 치고 싶은 곡 한 곡을 먼저 정해요
- 매일 짧게 치고, 완성하면 영상으로 남겨요
오늘은 휴대폰 음악 앱을 열어서, 피아노로 쳐 보고 싶은 곡 한 곡만 골라 보세요. 그게 첫 레슨보다 먼저예요 🎹
체험레슨이 궁금하시면 여기서 살펴보실 수 있어요.
출처: 어른 피아노 수강생의 동기와 그만두는 이유는 Sviatlana Feshchanka, 「Repertoire as Motivational Tool for Adult Piano Students」, International Journal for Cross-Disciplinary Subjects in Education 12권 3호(2021)와 Leah Coutts, 「Selecting motivating repertoire for adult piano students」, British Journal of Music Education 35권 3호(2018)입니다. 과정·수강료·수강생 영상 목록은 2026년 9월 13일 피아노앤코 홈페이지(www.pianonco.com)에 공개된 내용이며, 바뀔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