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그말리온 효과의 원조 실험에서 큰 차이는 1·2학년에서만 나왔고, 3학년부터는 거의 없었습니다.
- 뒤이은 실험들을 모아 보니 효과는 작았고, 교사가 아이를 먼저 겪은 뒤에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 기대가 사람을 바꾸는 힘은 첫인상이 서기 전에 가장 큽니다.
안녕하세요, 태오입니다. 오늘은 '피그말리온 효과'를 들여다보겠습니다. 누군가 나를 믿어 주면 정말로 그만큼 자란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분이나 후배를 이끄는 분이라면 한 번쯤 들어 보셨을 텐데요, 그 말이 어디까지 맞는지 원래 실험의 표를 펴 놓고 차근히 짚어 보겠습니다.
이름은 조각가 이야기에서 왔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피그말리온이라는 조각가가 나옵니다. 그는 상아로 여인상을 깎고 그 조각을 사랑하게 됩니다. 간절히 빌자 조각이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 실려 있습니다.
심리학은 이 이야기에서 이름을 빌렸습니다. 믿고 기대하는 마음이 상대를 실제로 바꾼다는 뜻입니다. 이 말을 널리 퍼뜨린 것이 1968년에 나온 책 『교실의 피그말리온』입니다.
오크 학교에서 한 일
하버드대 심리학자 로버트 로젠탈과 초등학교 교장 레노어 제이컵슨이 1965년 미국의 한 공립 초등학교에서 실험을 했습니다. 책에서는 이 학교를 오크 학교라고 부릅니다.
먼저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아이들에게 지능검사를 봤습니다. 교사들에게는 이것이 앞으로 크게 자랄 아이를 가려내는 새 검사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반마다 몇 명씩 이름을 적어 건넸습니다. 이 아이들이 올해 부쩍 자랄 것이라고요.
실제로는 그런 검사가 없었습니다. 이름은 제비뽑기처럼 무작위로 골랐습니다. 달라진 것은 교사의 머릿속 기대 하나뿐이었습니다. 한 해 뒤 같은 검사를 다시 봤습니다.
표가 보여주는 것 — 차이는 아래 학년에 몰렸습니다
아래 표는 한 해 동안 지능지수가 몇 점 올랐는지를 학년별로 적은 것입니다. 기대를 받은 아이들을 기대군, 나머지를 비교군이라고 부르겠습니다.
| 학년 | 비교군 상승 | 기대군 상승 | 차이 |
|---|---|---|---|
| 1학년 | +12.0 | +27.4 | +15.4 |
| 2학년 | +7.0 | +16.5 | +9.5 |
| 3학년 | +5.0 | +5.0 | 0.0 |
| 4학년 | +2.2 | +5.6 | +3.4 |
| 5학년 | +17.5 | +17.4 | 0.0 |
| 6학년 | +10.7 | +10.0 | -0.7 |
| 전체 | +8.4 | +12.2 | +3.8 |
1학년의 차이는 15점이 넘습니다. 그런데 3학년부터는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학교 전체로 묶으면 4점이 채 안 됩니다.
그리고 1학년 기대군은 7명, 2학년 기대군은 12명이었습니다. 피그말리온 효과로 널리 알려진 극적인 결과는 사실상 이 19명에게서 나온 것입니다.
1·2학년 19명의 수치를 더 보기
1·2학년에서 한 해 동안 지능지수가 20점 넘게 오른 아이는 비교군 95명 중 19%, 기대군 19명 중 47%였습니다. 저자들은 비교군에서는 다섯 명에 한 명꼴이었는데 기대군에서는 거의 두 명에 한 명꼴이었다고 적었습니다. 추론 영역만 따로 보면 1·2학년 기대군 여자아이들이 비교군 여자아이들보다 40점 넘게 더 올랐다는 결과도 함께 실렸습니다.
같은 논문의 각주에는 다른 결과도 적혀 있습니다. 미국 중서부의 두 초등학교에서 같은 실험을 되풀이했더니 전체 지능지수와 언어 영역에서는 기대의 효과가 나오지 않았고, 추론 영역에서는 오크 학교와 반대로 남자아이 쪽에서 효과가 나왔다는 내용입니다.
처음부터 나온 반론
책이 나오자마자 신문과 교육 정책 논의에 인용되었습니다. 그런데 검사를 전문으로 다루는 학자들의 평가는 차가웠습니다.
컬럼비아대의 로버트 손다이크는 1968년 서평에서 이 연구가 기술적으로 너무 결함이 많다고 썼습니다. 그가 짚은 것은 첫 검사의 점수였습니다. 어느 반은 평균 점수가 지적장애 수준으로 나왔는데, 평범한 학교의 한 반 전체가 그렇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처음 점수가 비정상적으로 낮게 찍혔다면 두 번째 검사에서 크게 오른 것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손다이크는 시계가 열세 번 치면 마지막 종소리만이 아니라 앞의 종소리까지 모두 의심받는다는 말로 서평을 맺었습니다.
다시 해 보았더니 — 효과는 첫인상 앞에서만 컸습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비슷한 실험이 여러 번 되풀이되었습니다. 결과는 엇갈렸습니다. 효과가 나온 실험도 있었고, 전혀 안 나온 실험도 있었습니다.
1984년 교육학자 스티븐 라우덴부시가 교사의 기대를 심어 지능지수를 잰 실험 18개를 한데 모아 다시 분석했습니다. 여기서 엇갈린 결과를 가르는 기준이 하나 드러났습니다. 기대를 심기 전에 교사가 아이들을 얼마나 오래 겪었는가였습니다.
교사가 아이들을 거의 모르는 상태에서 이름을 건넨 실험에서는 효과가 보였습니다. 교사가 이미 두 주 넘게 아이들을 가르친 뒤에 이름을 건넨 실험에서는 효과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오크 학교의 결과와도 맞아떨어집니다. 저학년 아이들은 교사에게 아직 정해진 인상이 적은 자리입니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아이에 대한 기록과 평판이 먼저 와 있습니다.
35년을 모아 보니
2005년 심리학자 리 저심과 켄트 하버가 35년 동안 쌓인 교사 기대 연구를 정리했습니다. 결론은 세 갈래입니다.
| 쟁점 | 정리 |
|---|---|
| 기대가 결과를 바꾸는가 | 바꾼다. 다만 대개 작다 |
| 시간이 지나면 커지는가 | 쌓이기보다 흐려지는 쪽에 가깝다 |
| 누구에게 더 크게 걸리는가 | 사회적으로 낮게 평가받는 집단의 아이에게 더 클 수 있다 |
여기에 하나가 더 붙습니다. 교사의 기대가 아이의 성적을 잘 맞히는 것은 기대가 아이를 바꿔서라기보다, 교사가 애초에 아이를 꽤 정확히 보고 있어서인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잘할 것 같은 아이가 잘하는 것은 예언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판단이 맞은 것일 수 있습니다.
효과 크기라는 잣대를 더 보기
심리학에서는 두 집단의 차이를 효과 크기라는 공통 잣대로 비교합니다. 저심과 하버가 정리한 교사 기대 연구들의 효과 크기는 대체로 0.1에서 0.3 사이였습니다. 흔히 0.2 안팎을 작은 효과로 봅니다. 라우덴부시의 분석에서 교사가 아이를 먼저 겪은 뒤의 실험들은 이 값이 0에 가까웠습니다.
쟁점의 양면 — 기대는 힘이 있는가, 없는가
여기까지 오면 두 가지 읽기가 가능합니다.
한쪽은 피그말리온 효과가 과장되었다고 봅니다. 원조 실험의 큰 숫자는 몇 안 되는 아이와 믿기 어려운 첫 점수에서 나왔고, 되풀이하자 대부분 작아지거나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이 쪽에서 보면 믿어 주기만 하면 된다는 말은 지나친 약속입니다.
다른 쪽은 작다고 없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한 사람에게는 작은 차이라도, 한 교실과 한 학교에서 해마다 되풀이되면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편견을 받기 쉬운 아이에게 더 크게 걸릴 수 있다는 결과는 기대가 반대로, 곧 낮은 기대로 작동할 때 더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두 읽기는 사실 같은 자료를 다른 방향에서 본 것입니다. 기대는 사람을 마법처럼 바꾸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아무 일도 안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가 가져갈 것
이 연구 흐름에서 가장 오래 남는 사실은 효과의 크기보다 효과가 나온 자리입니다. 기대는 첫인상이 서기 전에 가장 크게 작동했습니다.
새 학년이 시작된 반, 새로 들어온 신입, 처음 만난 거래처처럼 아직 서로를 모르는 시기가 그렇습니다. 그때 건네는 말과 맡기는 일이 나중의 인상을 만듭니다. 한번 인상이 선 뒤에는 기대를 바꾸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반대로 이미 오래 알아 온 사람에게 갑자기 믿어 주는 말을 건넨다고 극적인 변화가 오지는 않습니다. 그런 관계에서는 기대보다 구체적인 기회와 도움이 더 많은 일을 합니다.
여러분은 누군가를 처음 만난 몇 주 동안 어떤 기대를 품고 계셨는지 떠올려 보시겠습니까? 그 기대가 지금의 관계에 어떤 모양으로 남아 있는지 보는 것만으로도 이 오래된 실험을 다시 읽은 값은 충분합니다.
출처: Rosenthal, R. & Jacobson, L., 「Pygmalion in the Classroom」, The Urban Review, 1968년 9월(표 1·2 및 각주). Thorndike, R. L., 『Pygmalion in the Classroom』 서평, American Educational Research Journal, 1968. Raudenbush, S. W., 「Magnitude of Teacher Expectancy Effects on Pupil IQ as a Function of the Credibility of Expectancy Induction: A Synthesis of Findings from 18 Experiments」, Journal of Educational Psychology, 1984. Jussim, L. & Harber, K. D., 「Teacher Expectations and Self-Fulfilling Prophecies: Knowns and Unknowns, Resolved and Unresolved Controversies」,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Review 9(2), 2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