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코스피200 선물과 옵션은 매달 두 번째 목요일에 기한이 끝납니다. 이날을 만기일이라고 부릅니다.
- 그날 지수를 흔드는 것은 선물이 아니라, 선물과 짝을 지어 사 두었던 주식이 한꺼번에 풀리는 물량입니다.
- 그래서 만기일 하루의 등락으로 시장의 방향을 읽으면 대개 틀립니다.
안녕하세요, 태오입니다. 장이 크게 빠진 날 지금이라도 팔아야 하나 망설여 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한 달에 한 번, 지수가 크게 움직여도 회사들의 사정과는 거의 상관이 없는 날이 돌아옵니다. 무언가의 기한이 끝나는 날이라는 뜻에서 만기일이라고 부릅니다. 그날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그리고 왜 그 하루의 등락을 믿으면 안 되는지를 처음부터 짚어 보겠습니다.
주식에는 기한이 없지만 선물과 옵션에는 있습니다
주식을 사면 그 회사의 아주 작은 일부를 갖게 됩니다. 내가 팔지 않는 한 계속 들고 있을 수 있습니다. 언제까지 들고 있어야 한다는 기한이 없습니다.
주식시장에서는 이것 말고도 두 가지를 더 사고팝니다. 선물과 옵션입니다. 둘은 기한이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주식과 다릅니다.
선물은 약속입니다. 값을 지금 정해 두고 주고받는 일은 나중에 하기로 미루는 것입니다. 밭에 아직 심지도 않은 배추를 포기당 얼마에 사기로 미리 정해 두는 것과 같습니다. 정해 둔 날이 오면 그 값에 주고받아야 합니다. 그 사이에 배추값이 오르든 내리든 약속은 약속입니다.
옵션은 권리입니다. 그렇게 사거나 팔 수 있는 자격만 미리 사 두는 것입니다. 정해 둔 날이 왔을 때 나에게 이득이면 쓰고, 손해면 쓰지 않고 버려도 됩니다. 대신 그 자격을 살 때 값을 치릅니다. 그 값을 프리미엄이라고 합니다.
| 선물 | 옵션 | |
|---|---|---|
| 성격 | 약속 | 권리 |
| 기한이 오면 | 반드시 이행합니다 | 쓸지 버릴지 고릅니다 |
| 산 사람의 최대 손실 |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 처음 치른 프리미엄까지입니다 |
| 안 쓰고 넘길 수 있나 | 없습니다 | 있습니다 |
이 차이가 뒤에 나올 이야기를 갈라놓습니다. 옵션은 버릴 수 있어서 만기에 그냥 사라지는 물량이 많지만, 선물은 반드시 정리해야 하므로 만기가 오면 반드시 무언가가 움직입니다.
우리 시장에서 기한이 오는 것은 넷입니다
선물과 옵션은 무엇을 대상으로 삼느냐에 따라 다시 갈립니다.
하나는 지수입니다. 코스피200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종목 가운데 시장을 대표할 만한 200개를 골라 묶어 놓은 지수입니다. 이것을 대상으로 한 코스피200 선물과 코스피200 옵션이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개별 종목입니다. 삼성전자 한 종목만을 대상으로 삼은 주식선물과 주식옵션이 있습니다.
그래서 넷입니다. 지수선물, 지수옵션, 개별주식선물, 개별주식옵션입니다. 넷 모두 기한이 끝나는 날은 같은 규칙을 따릅니다. 각 결제월의 두 번째 목요일입니다. 그날이 공휴일이면 그 앞의 거래일로 당겨집니다.
| 항목 | 코스피200 선물 | 코스피200 옵션 |
|---|---|---|
| 기한이 오는 달 | 3·6·9·12월 | 매달 |
| 최종거래일 | 두 번째 목요일 | 두 번째 목요일 |
| 거래승수 | 25만원 | 25만원 |
| 권리행사 | 해당 없음 | 최종거래일에만 |
| 결제 방법 | 현금결제 | 현금결제 |
선물은 석 달에 한 번, 옵션은 다달이 기한이 옵니다. 그래서 매달 두 번째 목요일에는 옵션 만기가 오고, 그중 3월과 6월과 9월과 12월에는 선물 만기까지 겹칩니다.
지수는 물건이 아니라서 현금으로 계산합니다
배추 선물이라면 정해 둔 날에 진짜 배추를 주고받습니다. 그런데 코스피200 선물은 대상이 지수입니다. 지수는 숫자이지 창고에 쌓아 둘 물건이 아닙니다.
그래서 주고받는 대신 현금으로 계산하고 끝냅니다. 기준이 되는 값은 최종거래일의 코스피200 종가입니다. 그 종가가 내가 약속한 값보다 높으면 차이만큼 받고, 낮으면 그만큼 냅니다. 정산은 다음 거래일에 마무리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성질이 하나 따라 나옵니다. 만기일의 종가가 그대로 돈이 된다는 것입니다. 코스피200 선물은 지수 1포인트가 계약 하나당 25만원에 해당합니다. 종가가 조금만 달라져도 정산 금액이 달라집니다. 그 종가에 영향을 주고 싶은 사람이 생기는 이유입니다.
지수를 흔드는 건 선물이 아니라 그 옆에 있던 주식입니다
여기까지는 선물과 옵션 안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그런데 만기일에 흔들리는 것은 우리가 보는 주식 지수입니다. 어떻게 옮겨붙는지가 이 글의 핵심입니다.
선물값과 지수는 대개 나란히 움직입니다. 다만 늘 딱 붙어 있지는 않습니다. 둘 사이에 벌어진 차이를 베이시스라고 부릅니다. 선물이 지수보다 비싼 상태를 콘탱고, 지수가 선물보다 비싼 상태를 백워데이션이라고 합니다.
이 차이가 벌어지면 기회가 생깁니다. 선물이 비쌀 때 선물을 팔아 두고, 동시에 그 지수를 이루는 주식들을 사 둡니다. 둘의 값은 만기가 오면 반드시 만나게 되어 있으므로, 벌어져 있던 만큼이 남습니다. 이렇게 양쪽에 짝을 지어 걸어 두는 거래를 차익거래라고 합니다.
주식을 이백 종목 가까이 한꺼번에 사고팔아야 하니 사람이 손으로 주문을 낼 수는 없습니다. 조건을 미리 짜 두고 그 조건에 맞으면 컴퓨터가 한 번에 주문을 쏟아 냅니다. 이것을 프로그램 매매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 짝이 만기에 풀린다는 데 있습니다. 선물 쪽은 현금으로 계산되고 사라집니다. 그러면 짝으로 사 두었던 주식도 정리해야 합니다. 몇 주 혹은 몇 달에 걸쳐 조용히 쌓여 온 주식이 하루에 한꺼번에 시장에 나옵니다.
그날 나오는 매도는 그 회사가 나빠져서 나오는 매도가 아닙니다. 짝이 없어졌으니 치우는 것뿐입니다. 만기일의 지수를 기업 실적이나 경기로 해석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방향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닙니다. 차익거래가 주식을 사 두는 쪽으로 쌓여 있었다면 만기에 매도가 나오지만, 반대로 쌓여 있었다면 만기에 매수가 나옵니다. 만기일이 곧 급락일이라는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왜 하필 장 마감 직전에 몰리는지
지수선물과 지수옵션의 정산 기준은 최종거래일의 코스피200 종가입니다. 종가 하나가 그날 오가는 돈의 크기를 정하므로, 그 값을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밀어 보려는 주문이 마감 직전에 몰립니다. 만기일 지수가 장중 내내 조용하다가 마지막 몇 분에 크게 움직이는 일이 잦은 것은 이 때문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그 움직임을 만든 목적은 종가가 확정되는 순간 사라집니다.
마지막 10분에 2조원이 나온 날
이 구조가 실제로 사고가 된 적이 있습니다. 2010년 11월 11일 옵션 만기일입니다.
그날 장 마감 단일가 시간에 도이치증권 창구로 2조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도가 한꺼번에 나왔습니다. 코스피는 10분 만에 50포인트 넘게 무너졌습니다.
지수가 떨어져야 이득을 보는 풋옵션은 그 10분 사이에 최대 499배로 뛰었습니다. 반대쪽에 서 있던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은 1,400억원 규모로 집계됐습니다. 이 사건은 11·11 옵션쇼크라는 이름으로 남았고, 관련자들은 2016년에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거래소는 그 뒤로 장치를 손봤습니다. 지금 장 마감 단일가는 오후 3시 20분에 시작해 3시 30분에 끝나는데, 그 끝나는 시각이 정확히 지켜지지 않습니다. 최대 30초까지 무작위로 늘어납니다. 이것을 랜덤엔드라고 합니다. 끝나는 순간을 아무도 정확히 모르게 만들어, 마지막 1초에 주문을 몰아넣는 방식을 어렵게 만든 것입니다.
선물 쪽에서 먼저 튀는 것을 막는 장치도 있습니다. 사이드카입니다. 코스피200 선물 가운데 거래가 가장 많은 종목의 값이 5% 넘게 오르거나 내린 상태로 1분간 이어지면, 프로그램 매매 주문의 효력이 5분간 멈춥니다. 그 뒤에는 자동으로 풀립니다.
사이드카는 개별 종목의 거래를 세우는 장치가 아닙니다. 컴퓨터가 내는 주문만 잠시 세워 두는 장치입니다. 하루에 한 번만 발동하고, 장이 열린 직후와 장이 끝나기 40분 전부터는 걸리지 않습니다.
일 년에 네 번, 넷이 한꺼번에 끝납니다
앞에서 본 넷 가운데 옵션 둘은 다달이, 선물 둘은 석 달에 한 번 기한이 옵니다. 그래서 3월과 6월과 9월과 12월의 두 번째 목요일에는 넷이 같은 날 끝납니다. 시장에서는 이날을 네 마녀의 날이라고 부릅니다. 마녀 넷이 한꺼번에 심술을 부린다는 뜻으로 붙은 별명입니다.
미국에도 같은 날이 있지만 날짜 규칙이 다릅니다. 우리 만기일에 맞춰 미국 장을 보면 어긋납니다.
| 한국 | 미국 | |
|---|---|---|
| 분기 만기일 | 3·6·9·12월 두 번째 목요일 | 3·6·9·12월 세 번째 금요일 |
| 지수옵션 만기 | 매달 두 번째 목요일 | 매달 세 번째 금요일 |
| 개별주식선물 | 거래됩니다 | 2020년 이후 거래되지 않습니다 |
미국에서 개별주식선물을 다루던 거래소가 2020년에 문을 닫은 뒤로, 그쪽에서 실제로 겹치는 것은 셋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트리플 위칭이라고 부르는 편이 정확합니다. 넷이 실제로 겹치는 쪽은 오히려 우리 시장입니다.
만기는 이제 한 달에 한 번이 아닙니다
오래 쓰이던 설명 하나가 지금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만기일이 한 달에 한 번이라는 말입니다.
2019년에 코스피200 위클리옵션이 상장되면서 목요일마다 기한이 오는 옵션이 생겼습니다. 이후 월요일에 기한이 오는 것도 추가됐습니다. 주말 사이에 벌어진 일을 월요일에 정리해야 하는 수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옵션 만기가 매주 돌아옵니다. 다만 규모는 다릅니다. 한 주짜리 옵션에 걸려 있는 돈은 다달이 오는 만기나 석 달에 한 번 오는 만기보다 훨씬 작습니다. 지수를 눈에 띄게 흔드는 날은 여전히 두 번째 목요일, 그중에서도 분기의 두 번째 목요일입니다.
만기일에 볼 것과 보지 않을 것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보지 않을 것은 그날 하루의 등락입니다. 만기일에 나온 매매의 상당 부분은 회사를 보고 낸 주문이 아니라 짝을 치우는 주문입니다. 특히 마감 직전에 생긴 움직임은 정산 기준이 되는 종가를 만들려는 힘이었을 수 있는데, 그 힘은 종가가 확정되는 순간 목적을 잃습니다. 그 하루를 근거로 시장의 방향을 읽으면 근거가 없는 판단을 하게 됩니다.
볼 것은 만기를 넘기고도 남아 있는 쪽입니다. 기한이 끝났는데도 여전히 사 모으고 있다면 그 매수는 짝을 이룬 임시 자리가 아니라 정말로 주식을 갖겠다는 돈입니다. 만기 다음 거래일부터의 움직임이 그것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 달력에 표시해 두시면 좋습니다. 매달 두 번째 목요일, 그중 3월과 6월과 9월과 12월의 두 번째 목요일입니다. 그날 지수가 흔들리는 것을 미리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은 다릅니다. 실제로 지난 9월 만기일에 우리 시장에서 무슨 일이 걸려 있었는지는 그날 아침에 정리한 글에 적어 두었습니다.
여러분은 만기일의 등락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제도 출처: 코스피200 선물·옵션의 결제월·최종거래일·거래승수·결제방법은 한국거래소 상품명세(다올투자증권 상품안내 페이지 기준, 2026년 9월 확인). 사이드카 발동 요건은 한국거래소 시장안정화장치 기준. 랜덤엔드와 장 마감 단일가 시간은 한국거래소 매매제도 기준. 코스피200 위클리옵션 상장 시점은 2019년 한국거래소 신규상장 안내와 2023년 월요일 만기 위클리옵션 상장 안내. 미국 만기일 규칙과 개별주식선물 거래 중단 시점은 Optionalpha·Britannica Money·SoFi 정리 기준.
사례 출처: 2010년 11월 11일 옵션쇼크의 매도 규모·지수 낙폭·풋옵션 배수·투자자 손실 규모와 2016년 판결은 위키백과 「11·11 옵션쇼크」 및 서울경제·현대경제신문 보도.
본 글은 개인적인 분석일 뿐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