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확증편향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성격보다, 내 생각이 틀렸다면 드러날 질문을 던지지 않는 습관에 가깝습니다.
- 같은 증거를 받아도 사람은 자기 편 연구를 더 튼튼하다고 읽고, 그래서 생각이 오히려 더 멀어집니다.
- 맞는지 확인하는 습관 자체는 대개 쓸모가 있습니다. 문제는 내 짐작보다 답이 넓을 때입니다.
안녕하세요, 태오입니다. 오늘은 확증편향을 들여다보겠습니다. 확증편향은 이미 믿는 쪽을 받쳐 주는 정보는 잘 받아들이고, 어긋나는 정보는 흘려보내는 경향을 말합니다. 흔히 고집이 센 사람의 이야기로 듣지만, 실험을 따라가 보면 여러분이 오늘 검색창에 무엇을 치는지와 더 가까운 이야기입니다.
숫자 세 개로 규칙을 맞히는 실험
1960년 영국의 심리학자 피터 웨이슨이 간단한 과제를 냈습니다. 실험자는 머릿속에 규칙 하나를 정해 두고 참가자에게 숫자 세 개를 보여 줍니다. 그 숫자는 2, 4, 6이었습니다.
참가자는 숫자 세 개를 직접 만들어 규칙에 맞는지 물어볼 수 있습니다. 실험자는 맞다, 아니다만 답합니다. 충분히 확인했다고 느끼면 규칙을 말합니다.
대부분은 곧바로 "2씩 커지는 짝수"를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8, 10, 12를 묻습니다. 맞다는 답이 옵니다. 20, 22, 24도 맞습니다. 몇 번 더 맞다는 답을 듣고 나서 자신 있게 규칙을 말합니다.
실험자가 정한 규칙은 "커지는 숫자 세 개"였습니다. 1, 7, 100도 맞는 답이었습니다. 29명 가운데 처음 말한 규칙이 정답이었던 사람은 6명뿐이었습니다.
틀린 것은 머리가 아니라 질문이었습니다
이 실험에서 눈여겨볼 곳은 참가자들이 받은 답이 전부 사실이었다는 점입니다. 8, 10, 12는 정말로 규칙에 맞았습니다. 잘못 들은 것도, 잘못 계산한 것도 없습니다.
빠진 것은 한 종류의 질문이었습니다. "2씩 커지는 짝수"가 틀렸다면 어떤 숫자에서 드러날까를 묻는 질문입니다. 3, 2, 1이나 1, 2, 9를 한 번만 물었어도 생각은 금방 흔들렸을 것입니다.
그래서 확증편향을 한 문장으로 다시 적으면 이렇습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이 맞을 때 나올 결과만 골라서 확인하는 것입니다.
같은 증거를 받고 둘 다 더 확신했습니다
1979년 미국의 연구진 로드, 로스, 레퍼는 한 걸음 더 나갔습니다. 이번에는 숫자 놀이가 아니라 사형제처럼 사람들이 이미 편을 정해 둔 문제였습니다.
사형제에 찬성하는 학생 24명과 반대하는 학생 24명을 모았습니다. 두 쪽 모두에게 똑같은 연구 두 편을 읽혔습니다. 한 편은 사형제가 살인을 줄인다는 결과였고, 다른 한 편은 그렇지 않다는 결과였습니다. 두 연구는 실험을 위해 지어낸 것이었습니다.
| 사형제가 효과 있다는 연구 | 효과 없다는 연구 | |
|---|---|---|
| 방법 | 사형제를 도입한 14개 주의 도입 전후 살인율 비교 | 제도가 다른 이웃한 주 10쌍 비교 |
| 결과 | 14개 주 중 11곳에서 살인율이 낮아짐 | 10쌍 중 8쌍에서 사형제가 있는 주의 살인율이 더 높음 |
| 찬성 쪽 학생의 평가 | 더 설득력 있다 | 방법에 허점이 많다 |
| 반대 쪽 학생의 평가 | 방법에 허점이 많다 | 더 설득력 있다 |
결과는 표의 아래 두 줄과 같았습니다. 각자 자기 생각과 맞는 연구는 튼튼하다고 읽고, 맞지 않는 연구에서는 허점을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읽고 난 뒤 두 쪽 모두 원래 생각이 더 강해졌다고 답했습니다.
같은 자료를 함께 보면 의견이 가까워질 것이라는 기대가 흔합니다. 이 실험은 반대 방향을 보여 줍니다. 엇갈리는 증거를 나눠 받은 두 사람은 한 발씩 더 멀어질 수 있습니다.
실험 설계를 더 보기
연구진은 먼저 학부생 151명에게 사형제에 대한 설문을 받았고, 2~4주 뒤 그중 입장이 뚜렷한 48명을 불렀습니다. 어느 연구를 먼저 읽는지가 판단을 흔들지 않도록, 각 편의 절반은 효과가 있다는 연구를, 나머지 절반은 없다는 연구를 먼저 읽었습니다. 또 두 가지 연구 방법이 찬성 결과와 반대 결과에 번갈아 붙도록 짰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한쪽을 낮게 본 이유가 방법 자체의 우열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연구진은 이 현상에 한쪽으로 기운 받아들임과 태도 양극화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맞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늘 나쁜 것은 아닙니다
여기까지 읽으면 확증편향을 고쳐야 할 결함으로만 보기 쉽습니다. 1987년 심리학자 클레이먼과 하는 이 지점을 다르게 읽었습니다.
두 사람은 사람들이 쓰는 방식을 긍정 검사 전략이라고 불렀습니다. 내 짐작이 맞다면 나타날 사례를 골라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이 방식이 현실의 많은 문제에서 꽤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보였습니다.
예를 들어 "이 식당은 점심에 붐빈다"는 짐작은 점심에 가 보는 것이 가장 빠른 확인입니다. 짐작보다 실제 답이 좁거나 비슷한 크기일 때는 맞는 사례만 확인해도 틀린 짐작이 금방 드러납니다.
문제가 생기는 것은 웨이슨의 과제처럼 실제 답이 내 짐작보다 넓을 때입니다. 그때는 맞는 사례를 아무리 쌓아도 반박이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확인할수록 틀린 생각이 더 단단해집니다.
쟁점은 성격이 아니라 상황입니다
두 해석을 나란히 놓으면 이렇게 정리됩니다.
| 결함으로 보는 쪽 | 도구로 보는 쪽 | |
|---|---|---|
| 무엇이 문제인가 | 믿는 쪽으로 기울어 증거를 고르고 읽는다 | 맞는 사례를 확인하는 습관이 맞지 않는 문제에 쓰인다 |
| 대표 실험 | 로드·로스·레퍼 1979 | 클레이먼·하 1987의 재해석 |
| 무엇을 바꾸나 | 증거를 읽는 태도 | 던지는 질문의 종류 |
두 쪽은 서로를 지우지 않습니다. 사형제 실험에서 학생들이 한 일은 질문을 잘못 고른 것보다 증거를 한쪽으로 읽은 것에 가깝습니다. 숫자 실험의 참가자들은 증거를 왜곡하지 않았고 질문만 한쪽으로 골랐습니다. 확증편향이라는 한 단어 안에 서로 다른 두 가지 실수가 들어 있는 셈입니다.
일상에서 쓸 수 있는 질문 하나
이 두 실험에서 가져갈 수 있는 것은 거창한 결심이 아닙니다. 판단을 내리기 전에 질문 하나를 더 적어 보는 것입니다.
"내 생각이 틀렸다면 무엇이 보여야 하는가?"
어떤 제품이 좋다고 믿는다면 좋다는 후기가 아니라 반품 사유를 먼저 찾아보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불성실하다고 느낀다면 그 사람이 약속을 지킨 날이 있었는지 떠올려 보는 것입니다. 1, 2, 9를 묻는 일과 같은 자리입니다.
여러분이 요즘 가장 자신 있게 믿고 있는 한 가지는 무엇인가요? 그 생각이 틀렸다면 어디서 먼저 드러날지, 한 줄로 적어 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P. C. Wason, "On the failure to eliminate hypotheses in a conceptual task", Quarterly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12(3), 129–140 (1960). C. G. Lord, L. Ross, M. R. Lepper, "Biased assimilation and attitude polarization: The effects of prior theories on subsequently considered evidenc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37(11), 2098–2109 (1979). J. Klayman, Y.-W. Ha, "Confirmation, disconfirmation, and information in hypothesis testing", Psychological Review 94(2), 211–228 (1987).
